https://n.news.naver.com/article/366/0000908419?sid=105
네이버와 카카오./조선DB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포털 뉴스 댓글 시스템 개편을 진행하는 가운데, 댓글 작성자의 국적을 표시하는 ‘국적 표시 의무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달부터 국회 과방위원장 자리를 가져오게 된 만큼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2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국회 과방위는 전체회의를 통해 인터넷 포털, 커뮤니티 등 주요 웹사이트 댓글에 접속 장소를 기준으로 국적을 표시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김 대표가 지난 1월 27일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김기현 대표실 관계자는 “해당 법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려면 과기정통부, 방통위 등 관련 부처들과의 기술적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조만간 새로운 방통위원장이 임명되고, 국회 과방위원장도 여당으로 교체되는 만큼 소위에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법안이 나오게 된 배경은 일각에서 ‘우마오당’이란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사이버 댓글공작 부대가 국내 포털까지 침투해 여론을 조작한다고 주장이 나오면서다. 이 부대에는 중국 유학생, 조선족 등이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털 다음의 '뉴스홈' 화면 갈무리 김기현 대표는 “국내 특정 현안 내지 이슈에 대한 여론을 특정한 방향으로 조작하기 위해서 해당 인터넷 게시물에 대해 우호적이거나 비판적인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하는 집단이 생겨났다”며 “온라인 여론이 특정 국가 출신 개인 내지 단체 등에 의해 특정 방향으로 부당하게 유도, 조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면서 법안 발의 목적을 밝혔다.
법안이 시행되면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만명 이상의 주요 웹사이트에서 글 등의 매개수단을 쓴 모든 사람에게 국가명과 VPN(가상 사설망) 등의 우회 접속 여부가 표시된다. 또 댓글 등의 매개수단을 쓴 모든 이용자들의 접속기록과 댓글 등의 내용을 의무 보관한 뒤 관련 정부 부처에 주기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이 법안을 논의하는 국회 과방위원장은 이달부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으로 교체가 결정된 상황이다. 상임위원장은 회의 진행과 특정 법안의 본회의 상정 권한을 갖는다.
최근 정치권의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포털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카카오가 운영하는 다음은 지난 8일부터 뉴스 댓글을 없애는 대신 실시간 채팅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다음이 뉴스에 댓글을 도입한 2003년 이후 20년 만이다. 댓글 추천 수를 조작해 여론을 왜곡하는 것을 막는다는 목적이다.
기사가 노출된 뒤 24시간이 지나면 이용자들이 나눈 모든 대화 기록이 사라진다. 한번 작성하면 작성자가 직접 지우거나 포털 측에서 삭제하기 전에는 내용이 계속 남아 있었던 기존 댓글과는 다른 형태다. 타임톡에 올라온 이용자 반응엔 댓글처럼 찬성이나 반대 표시를 누를 수 없다.
네이버도 특정 댓글이 상단에 배치돼 여론을 왜곡하거나 혐오 표현이 지나치게 부각된다는 비판에 따라 지난 8일부터 새로운 뉴스 댓글 운영정책을 적용했다.
네이버의 새로운 운영 정책에 따르면 댓글 이용이 제한된 사용자의 경우 프로필에 해당 상태가 노출된다. 사용자 프로필에 이용제한 문구와 함께 ‘운영 규정에 따라 댓글 이용이 제한된 상태입니다’라고 안내되는 방식이다. 이경탁 기자 kt87@chosunbiz.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