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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카톡에서 타인의 사생활에 대해 나눈 대화, 명예훼손죄 성립할까?2017-05-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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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거박’을 아십니까? 야구선수 박병호에 관한 기사가 올라갈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 댓글을 다는 네티즌의 아이디입니다. 국거박이라는 아이디를 처음 접했을 때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단어는 ‘국민거포 박병호’였죠. 당연히 광팬이겠거니 했습니다만, 알고 보니 국거박은 ‘국민거품 박병호’의 줄임말이었습니다.

그는 박병호 선수가 잘하든 못하든 무조건 비난하는 댓글을 답니다. 정도가 심해지자 명예훼손죄로 고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죠. 전 소속팀인 넥센히어로즈는 구단 차원에서 자료를 모아 고소를 준비했지만 본인의 처벌의사가 강하지 않은 것인지 실제 고소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처럼 스포츠스타나 연예인 기사에는 악성댓글이 달릴 때가 많습니다. 박병호 선수처럼 웃어넘기는 경우도 있는 반면에, 고소장이 접수되고 경찰서에서 고개를 숙여 용서를 구하는 장면이 방송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허위가 아니라 사실을 말한 것이 죄가 되냐고 물으시는 분도 있습니다만, 사실을 말한 행위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가 아니라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ㅇㅇ랑 ㅇㅇ랑 그렇고 그런 사이래“라고 말했다면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공공의 이익과 상관없는 개인적인 일이므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는 것입니다.



SNS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공개적인 형태라면, 카카오톡은 개인적인 것에 가깝죠.

만약, 타인을 비방하는 글을 페이스북처럼 공개적인 SNS에 올린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해 큰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처럼 비공개적인 SNS를 통해 개인적으로 비방글을 주고받았다면 과연 이것이 명예훼손죄인지 의문이 드시는 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예훼손에 관한 조항에는 ‘공연히’라는 단어가 있기 때문이죠.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처럼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메시지(단체채팅방 제외)에 공연성, 즉 다수나 불특정한 사람들이 그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는지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대화 자체는 비공개적으로 이뤄진 것이니까요. 

이와 유사한 사건으로서 대법원 판례는, 개인 블로그의 1:1 비공개 대화방에서 비밀로 할 것을 약속받고 특정인에 대한 사실을 유포한 것에 대해, 비밀을 전제로 한 개별적인 유포라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는 대화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카카오톡같은 개인적인 SNS에 적용했을 때, 만약 누군가의 개인적인 치부를 지안 한 사람에게 비밀을 전제로 전해주었다고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전파의 가능성이 있어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비밀은 숨기고 싶지만, 타인의 비밀은 공유하고 싶은 게 사람의 본능이 아닐까 합니다. 온갖 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세상이 되었지만, 타인의 사생활을 함부로 공유한다면 명예훼손죄로 인한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 관련판례

대법원 2008.2.14. 선고 2007도8155 판결

비공개 대화방에서 일대일 비밀대화로 사실을 적시한 경우

원심이 판시한 위 일대일 비밀대화란 피고인이 ○○의 인터넷 블로그의 비공개 대화방에서 ○○과 사이에 일대일로 대화하면서 그로부터 비밀을 지키겠다는 말을 듣고 한 대화를 일컫는 것으로 보이는데, 위 대화가 인터넷을 통하여 일대일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그 대화 상대방이 대화내용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고, 또 ○○이 비밀을 지키겠다고 말하였다고 하여 그가 당연히 대화내용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므로, 원심이 판시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대화가 공연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관련조항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70조(벌칙)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