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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군 사이버사령부 및 국정원 댓글 공작 의혹, 정치 관여가 아니라 북한의 댓글공작에 대응한 본연의 임무수행이었다면?2017-12-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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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3&aid=0003331646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법원의 구속적부심사 끝에 석방됐습니다.

 

구속적부심사란 영장에 의해 구속된 피의자가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에 대해 법원에 다시 한 번 판단을 구하는 절차로, 국민 모두는 검찰 등 수사기관으로부터 구속을 당한 경우 관할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는데요.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의 위법한 지시와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의 정도, 피의자의 변소(항변·소명) 내용 등에 비춰볼 때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김 전 장관의 주거가 일정한데다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석방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밝혔습니다.

 

 

피의자 구속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을 때 이뤄집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재직 시절 거의 매일 올라오는 사이버사 보고서에 ‘V‘ 표시를 해서 돌려보낸 것이 댓글 공작을 승인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이라며 구속영장을 청구했었으며, 이를 맡은 영장전담판사 또한 주요 혐의인 정치 관여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었는데요.

 

그러나 구속적부심사를 맡은 재판부는 이런 정황만으로는 김 전 장관의 혐의가 완전히 소명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특히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는 현 시점에서 검찰과 피의자 측의 기록과 주장을 검토했을 때 앞으로도 더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죠.

 

비록 구속 11일 만에 석방되긴 했으나, ‘북한이 가장 무서워하는 군인’, ‘뼛속까지 무인이라던 김 전 장관이 구속됐던 그 자체는 북한의 사이버전에 맞서고 있는 우리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이 범법행위로 규정된 것이어서 많은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81&aid=0002767926

 

현재 북한은 사이버 선전 활동을 수행하는 전담팀까지 운영하며 사이버심리전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년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군 정찰총국, 당 통일전선부 문화교류국, 조선 6·15편집사 등의 대남조직에서 국내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괴담과 유언비어를 인터넷과 SNS에 퍼나르기 식으로 재유포하는 댓글 전담팀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이들이 해외 파견요원 등으로 하여금 대남·대외 정보 수집과 역정보·허위정보 유포 등 사이버심리전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었는데요.

 

특히 그는 북한이 운영하는 선전매체를 활용하는 선전뿐 아니라 국내 사이트에 직접 선전 글을 게재, 유포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며 한 예로 북한 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사건의 경우 노동당 통일전선부가 해외 주재 공작원들에게 납치라고 주장하라는 지령을 하달했고, 이에 따라 공작원들은 이런 취지의 게시물을 국내 사이트에 게재, 유포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인터넷과 SNS에서 접했던, 어색한 말투와 용어를 사용하면서 대한민국 체제를 비난하거나 부정하고 북한 김씨 일가의 독재 체제를 찬양하거나 옹호하는 댓글들은 사실 우리나라 국민이 아니라 북한군인 또는 남한 내 간첩에 의해 작성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아니 어쩌면 보통의 대한민국 사람들처럼 자연스러운 말투를 쓰며 교묘한 댓글 공작을 펼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예를 들자면, “짜증납네다. 미제야말로 우리의 적입네다.”라는 말을 아우 짱나. 미국놈들이야말로 우리 주적이자나.”라는 한국식 표현으로 번역해서 올리고 있겠죠.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4/2017112400276.html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48794&cid=43667&categoryId=43667

 

북한은 1998년 사이버전지도국을 설립하여 운영해오고 있으며, 2017년 현재 사이버전에 동원되는 인원은 약 6000명가량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의 소행으로 알려진 사건들은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방송사 해킹, 국방부 내부 사이버망 해킹 등이 있는데요.

 

이에 우리 군도 2010년 사이버사령부를 창설, 400여명의 인력을 동원하여 해킹, 댓글 등의 방식으로 일어나는 사이버전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중 심리전단은 약 200명으로, 국정원 심리전단 70여 명보다 훨씬 큰 규모입니다.

 

http://www.newdaily.co.kr/mobile/mnewdaily/newsview.php?id=325160

 

군형법 제94조와 국정원법 제9조는 그 직위를 이용하여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찬양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각각 5년 이하의 징역,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처럼 우리 국군과 국정원 직원이 국내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찬양하거나 비방할 목적으로 댓글을 달았다면 응당 처벌을 받아 마땅한데요.

 

그러나 대한민국 체제를 비난하거나 부정하고 북한 김씨 일가의 독재 체제를 찬양하거나 옹호하는 내용의 글이나 댓글에 또다시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라면, 이를 곧바로 정치 관여라 단정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즉 댓글을 단 것 자체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어떤 댓글에 댓글을 달았는지 혹은 댓글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가 훨씬 중요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또한 자세히 알 수도 없고 알아서도 안 되지만, 아마 사이버사령부나 국정원 심리전단 내부에는 어떤 유형의 댓글(북한의 사이버전으로 의심·추정되는 내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지침 또는 기준이 마련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댓글을 단 행위는 법령에 근거한 업무이므로, 범죄요건을 구성하지 않거나 또는 위법성 내지 책임이 없어짐으로써 처벌되지 않게 될 텐데요.

 

물론 그 과정에서 일부 일탈행위 또는 정치공작이 있었는지는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야하겠지만, 지금처럼 우리 국군 사이버사령부나 국정원 심리전단을 엉뚱한 정치댓글이나 달고 있는 한심한 집단으로 몰아가는 행태는 분명 지양될 필요가 있습니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북한의 해킹이나 사이버심리전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조직과 인재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할 국가적 정책이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1&aid=0002333860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7&aid=0001197936

 

http://mbn.mk.co.kr/pages/vod/programView.mbn?bcastSeqNo=1170068&p=1

 

바로 며칠 전 남한으로 귀순하던 북한 병사가 군사분계선 바로 앞에서 총격을 당해 죽음 직전까지 간 장면이 바로 현실입니다.

 

조직에는 조직으로 맞서야 합니다. 남북이 여전히 대치하고 있는 현실에서 북한이 계속 댓글공작을 펼친다면, 우리 정부에겐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를 막아낼 의무가 있다고 보이는데요.

 

이번 수사를 통해 털어낼 것은 확실히 털어내야 할 것이나, 그렇다고 군 사이버사령부나 국정원 심리전단 조직이 완전히 와해된다면 그야말로 북한사이버전사가 판치는 대한민국 인터넷이 될 수 있겠죠. ‘설마하는 안일함보단 혹시나하는 의심으로 대한민국 안보를 지켜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