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상해,폭행,협박)

 
제목[정당방위 인정 사례] 폭행 방어 과정에서 가해자에게 입힌 상해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무죄판결 받아낸 사례2018-01-2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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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방위 인정 사례] 폭행 방어 과정에서 가해자에게 입힌 상해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무죄판결 받아낸 사례

 

 

https://blog.naver.com/it-is-law/221168375438

 

지난 포스팅을 통해, 제가 변호를 맡아 특수상해죄 집행유예판결을 이끌어낸 사례를 소개해 드렸었죠.

 

형법상 폭행, 상해, 협박, 강간 등 죄명 앞에 특수라는 용어가 붙는 것은 기본적으로 1) 흉기(위험한 물건)를 휴대하거나 2) 2인 이상(단체 또는 다중)이 합동하여 해당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혼자서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은 옆 자리 사람을 술병으로 가격한다거나, 같이 술을 마시던 두 사람이 옆 자리 사람을 폭행하여 상해를 입힌다면 이는 모두 특수상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형량 또한 일반 상해죄에 비해 최대 10년의 징역까지 훨씬 높아지는데요.

 

해당 판결 의뢰인의 경우, 사무실에서 시비가 붙은 직장상사(이하 가해자)를 깨진 술병, 주변 집기 같은 흉기를 이용해 폭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었습니다.

 

 

사실 피해자인 의뢰인이 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것은, 가해자가 경찰·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부정하고 도리어 의뢰인이 흉기를 이용해 자신을 때려 상해를 입혔다는 거짓 주장을 펼쳤었기 때문입니다.

 

사건 당시 가해자는 사무실에 있던 술병으로 의뢰인의 머리를 내려쳐 넘어뜨린 후, 주먹으로 의뢰인의 얼굴을 수 회 때리고, 이후에도 분을 삭이지 못해 주변 기구를 이용하여 피해자의 몸을 수회 가격함으로써 의뢰인에게 전치 2개월가량의 상해를 입혔었는데요.

 

이에 의뢰인은 이런 상황을 벗어나고자 가해자의 팔을 붙잡고 피하는 등 방법을 통해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오히려 가해자는 자신이 흉기를 이용해 상해를 입힌 사실을 부정한 것으로도 모자라, 자신의 얼굴에 생긴 상처가 손톱이 아닌 뾰족한 흉기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 주장했었죠.

 

그러나 범행현장 정황과 증거사진(흉기 위치·모습)이 불일치한다는 점을 들어 가해자 주장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한편, 간접적인 증거로 경찰출동 당시 가해자 진술과 현장 외부 CCTV에 찍힌 영상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운 결과, 결국 재판부로부터 의뢰인의 특수상해혐의, 즉 흉기로 가해자의 얼굴에 상해를 가했다는 혐의에 대한 무죄판결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반면 가해자는 특수상해의 유죄가 인정되어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에 있습니다.

 

이어지는 오늘 포스팅에서는 위와 유사한 사례로, [상해죄 무죄판결] 사례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통상적으로 폭행과 상해는, ‘상대방에게 상해를 입힐 고의가 있었는지여부에 따라 갈립니다. 예를 들어 뺨을 한 대 때리거나 주먹으로 복부를 한 대 가격하는 정도는 단순폭행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넘어 상대방의 신체를 고의적으로 훼손한 것이라면 상해죄로 다뤄져 더 높은 처벌을 받게 되는데요.

 

형법상 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데 비해, 상해죄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훨씬 높은 수준의 처벌을 받습니다.

 

나아가 특수폭행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데 비해, 특수상해죄는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게 되죠.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278110

 

한편 상해죄는 상대방을 공격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형법이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정당방위를 규정하고 있긴 하나, 판례상 실제로 정당방위가 인정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문데요.

 

한 예로 지난 2014, 집주인이 집에 침입한 도둑을 몸싸움 끝에 뇌사상태에 이르게 한 도둑뇌사사건에서도 정당방위는 끝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비록 집에 침입한 도둑을 제압한다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 해도 어디까지나 정당방위는 방어(방위) 수준에 그쳐야하며, 공격행위로 이어지는 순간 방어(방위)의 범위를 벗어나는 행동이 되기 때문입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라는 드라마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유명 야구선수가 여동생 집에 침입한 성폭행범을 격투 끝에 사망케 했으나 결국 정당방위를 인정받지 못해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it-is-law/220789971071

[정당방위가 인정되어 무혐의로 검찰수사 종결된 사건]

 

그러나 인정받기 어렵다고 해서, 정당방위 주장을 지레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당사자들의 진술에 의존하는 폭행·상해 사건은 경찰조사부터 검찰조사까지 일관되게 진술함으로써 그 신빙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변호사 상담 및 선임을 통해 경찰 수사 단계부터 전문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정당방위 인정 가능성을 높이는 지름길인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상해죄 무죄판결] 역시 경찰조사 이전부터 진술내용을 미리 검토하고 그 내용을 이어지는 검찰조사까지 일관되게 진술함으로써, 정당방위 인정이라는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냈던 사례였습니다.

해당 사건의 의뢰인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시비가 붙은 상대방(이하 가해자)의 팔을 수회 때리고 몸을 잡아 넘어뜨리는 한편, 손톱으로 가해자의 얼굴을 할퀴어 찰과상을 입혔다는 혐의(상해)를 받아 형사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에 저는 의뢰인이 입힌 상해는 가해자에 대한 방어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발생한 결과로, 형법 제21조상의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펼쳤는데요.

 

 

형법 제21(정당방위)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전항의 경우에 그 행위가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 하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형법 제20(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그 근거로 정당방위가 인정된 대법원 판례(1984. 9. 11 선고 841440 판결, 1999. 10. 12 선고 993377 판결)를 들며, 사안처럼 상대방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본능적인 저항수단으로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새로운 적극적 공격이라 평가되지 않는 한 사회관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성이 있는 것으로서 위법성이 없다는 주장을 펼친 것입니다.

 

특히 의뢰인은 재판부에 제출한 진단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술병과 주변 집기 등을 이용한 가해자의 구타로 인해 치아가 부러진 데다 전치 6주의 허리뼈 골절상까지 입은 상태였습니다. 이에 더해 하마터면 맞아 죽을 수도 있었다는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약 2개월의 정신과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기까지 했는데요.

 

결국 상해의 정도를 벗어나 살인미수라고 봐야 할 정도로 자신의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이고도 중대한 위협이 가해지던 상황에서 가해자의 팔을 치고 얼굴을 할퀸 것은 자연스러운 방어 과정에서 이루어진 방위행위로서, 이외의 다른 적절한 방위수단을 생각하기 어려운 이상 형법 제21조제1항의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입니다.

 

 

나아가 의뢰인의 방위행위가 설사 그 정도를 초과했을지라도, 형법 제21조제3항에서 정한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 하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방어행위에 해당되므로 처벌대상이 아니라는 주장도 함께 개진하였습니다.

 

즉 늦은 밤 시간에 심리가 극도로 불안하기까지 한 상황에서 의뢰인이 경미한 상해를 입혔다 할지라도, 이는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 하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방어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었는데요.

 

나아가 가해자는 자신이 의뢰인으로부터 얻어맞아 의식을 잃었다가 경찰관이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고 진술했으나,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할 당시 모습이 담긴 외부 CCTV 영상에서는 가해자가 미리 나와 바깥 상황을 살피는 모습이 포착된 점을 들어 가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한 결과, 결국 재판부로부터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상해죄에 대한 무죄 판결을 받아낼 수 있었던 사례였습니다.

 

 

이번 사례는 경찰조사 이전부터 진술내용을 미리 검토하고 그 내용을 이어지는 검찰조사까지 일관되게 진술함으로써 이뤄낸 최선의 결과였습니다. 만약 의뢰인이 얼떨결에 상해를 인정하는 내용의 진술을 했다거나 나중에 진술을 번복했다면,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져 정당방위를 인정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는데요.

 

이처럼 당사자들의 진술에 의존하는 상해사건에서는 경찰조사부터 검찰조사까지 일관되게 진술하여 신빙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잘못된 진술 하나로 상해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는 결과를 막기 위해서는, 변호사 상담과 선임을 통해 보다 전문적으로 대처하실 것을 권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