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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동통신 기본료 폐지의 법적·현실적 한계와 부작용, 그리고 통신비 인하를 위한 대안은?2017-06-2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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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pim.com/news/view/20170613000129 

 

새 정부 출범 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이하 국정위)는 세 차례에 걸쳐 미래부의 통신비 인하 방안을 보고 받았지만, 거듭 퇴짜를 놓으며 기본료 일괄 폐지안만을 강하게 압박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행보에 제동이 걸렸는데요.

 

이동통신사업자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없이 무조건 밀어붙이기 식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데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까지도 비판 의견을 내어놓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정위는 기본료 폐지 방안을 놓고 미방위 소속 의원들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미방위가 시장경쟁 강화를 통해 가계통신비 인하를 유도하는 기조를 유지해온 만큼, 정부의 인위적인 요금 조정안에 선뜻 동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데요.

 

결국 국회의견 수렴절차를 거치는 동안, 그동안 거론됐던 기본료 폐지 방안이 다방면으로 손질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13일 내정된 유영민 미래부 장관 후보자도 기업과의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통신비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어놓은 바 있습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497916&ref=A 

 

물론 통신사 압박을 통해 당장 기본료가 폐지된다면 순간적인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차츰 다른 곳에서 요금이 인상되는 풍선효과를 초래함으로써 종국에는 실효성을 잃을 가능성이 커, 국민의 혼란과 기업의 불만만 가중시키는 부실정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데요.

 

가계통신비 인하를 통해 민생 부담을 줄이는 정책은 분명 필요하지만, 수많은 대안을 제쳐두고 일방적인 기본료 폐지안만을 밀어붙이는 것은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이동통신산업 및 4차산업 발전에 악영향만 미치는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30&aid=0002612532&sid1=001 

 

이동통신기본료 폐지안이 갖고 있는 맹점은 대략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법적인 근거가 미비하다는 점인데요.

 

기본료 폐지는 헌법 제23, 37조 제2, 119조 제1, 126조 등에 명시된 기업 재산권 행사 제한에 해당합니다. 재화나 서비스 가격을 매기는 것은 시장주의 원리에서 가장 핵심이라 법률로 강제하는 것은 헌법 본질을 침해할 소지가 큰 것이죠.

 

과거 정부가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내어놓았던 초당과금제 도입, 통신비 1,000원 일괄 인하, 가입비 완전 폐지 등의 정책은 모두 통신사와의 협의를 통해 진행되었으며, 법률로 강제했던 사례는 전무합니다.

 


http://m.mk.co.kr/news/headline/2017/389980?utm_source=kakaotalk&utm_medium=sns&utm_campaign=share 

 

두 번째 문제는, 전 세계적인 5G 경쟁시대를 앞두고 국내 통신사들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 마진은 32.6%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미국(50.9%)과 일본(51%)은 물론 중국(38.6%)보다도 낮은 수치인데요. 당장 기본료가 폐지된다면 적자 전환이 불가피해 5G 이동통신 투자에 나설 여력이 없어질 것입니다.

 

현재 국내 통신사들은 2019~20205G 상용화 목표를 위해 2~3년에 걸쳐 20~3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네트워크 구축비용을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시점에서 무리한 기본료 인하는 결국 국내 통신사들의 경쟁력 저하와 성장 동력 상실로 이어질 것입니다. 즉 단기적으로는 이용자별 몇 천원 가량통신비 감소는 가능할지라도, 결국 가입자가 신규서비스를 접할 기회나 이에 기반한 관련사업 창업 등 부가적 효과가 발생할 여지는 줄어드는 것이죠.

 

 

우리나라의 가계통신비 총액이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품질·속도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이며, 데이터 사용량도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요즘 자체가 비싸기보단 통신 사용량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7061401071603018001 

 

더군다나 통신사들이 전파사용료, 주파수할당 대가 등의 명목으로 1년에 1조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4차산업혁명에 필요한 재원의 근간이 되는 기본료까지 폐지된다면, 결국 통신사 경쟁력 약화와 서비스 질 저하라는 악순환이 초래될 것입니다.

 

 

결국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보다는, 정부와 통신사가 서로 납득할 수 있는 협의를 거쳐 통신비가 인하될 필요가 있습니다. 굳이 기본료 폐지가 아니더라도 단통법 개정을 통한 지원금 상한제 폐지 및 위약금 상한제 도입, 공용 와이파이 개방 및 확대, 제로레이팅(특정 콘텐츠에 대한 데이터 비용 할인·면제) 활성화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정책 대안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러한 대안들을 모두 제쳐놓고 기본료 폐지에만 몰두하기보다는, 보다 안정적이고 실현 가능한 정책부터 우선 검토하는 것이 5G 시대로의 성공적 진입과 통신비 인하는 물론, 이용자에 대한 보다 지속적인 고품질 서비스 제공을 통해 이용자 편익마저 극대화하는 방안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