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보편요금제, 눈앞의 성과보다 ICT 전체를 봐야
2017-10-26

[전문가 기고]

이용자의 데이터 기여

보상 논의 시작해야

김진욱 한국IT법학연구소 부소장ㆍ 변호사

입력: 2018-01-28 18:00


 

[전문가 기고]이용자의 데이터 기여 보상 논의 시작해야

‘모두가 크리에이터’ 시대다. 이용자는 스마트폰으로 창의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생산·유통량이 비약 증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7년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약 7000테라바이트(TB)로, 5년 전의 1000TB에 비해 6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물인터넷80(IoT),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 발전과 더불어 콘텐츠 유통이 비약 증가한 게 주요인이다.

소비자가 창출한 데이터 트래픽은 포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의 수익에 기여한다. 인터넷 기업은 이용자가 발생시키는 데이터 트래픽을 기준으로 광고와 콘텐츠 단가를 산정한다. 데이터 트래픽이 높아질수록 플랫폼 사업자의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그러나 수익이 이용자에게 공정하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포털 또는 SNS는 이용자가 생산해서 제공하는 각종 게시물과 영상 콘텐츠 등 데이터로 수익을 벌어들이지만 이용자는 모든 데이터의 요금을 온전히 부담한다.

동영상 콘텐츠 유통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국내외 대표 인터넷 플랫폼의 경우 콘텐츠 생산자인 이용자에게 60~70%의 수익을 배분하는 것과 대조된다.

이용 약관도 일방 사례가 많다. 게시물로 인해 발생한 수익을 이용자에게 환원한다는 규정은 찾아볼 수 없다. 이용자 게시물이 관련 프로모션 등에 노출될 수 있다거나 필요한 범위 안에서 일부 수정, 복제, 편집 등 자사의 이익 창출에 활용될 수 있다는 규정만 존재한다.

일반 이용자가 ‘크리에이터’가 돼 콘텐츠를 창작하는 시대다. 대용량 데이터 트래픽을 차지하는 동영상뿐만 아니라 글, 사진, 그림 등 콘텐츠에 대해서도 일반 이용자가 생산해 게시한 콘텐츠 관련 포털의 광고 등 수익 일부를 배분받을 정당한 권리가 있다.

인터넷 포털 또는 SNS가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서 비용을 투입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용자가 생산한 방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토대로 창출한 막대한 수익을 고스란히 독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용자가 제공하는 콘텐츠 데이터의 재산 가치를 논의해야 할 시기가 왔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용자 트래픽 기여분에 상응하는 보상이 필요하다. 반드시 현금이 아니라 하더라도 포인트 또는 콘텐츠 보상, 데이터 요금 분담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하다.

수천만명에서 수억명에 이르는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외 인터넷 기업이 이용자가 제공한 무의식 데이터 자원을 토대로 AI를 적용해 가치를 극대화한다.

이용자 데이터 기여분에 대한 적정한 보상 제도가 마련된다면 현재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를 구성하는 개별 주체 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 가계통신비 인하에도 기여할 수 있다.

중장기로는 이용자가 지금보다 저렴하게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창작 활동에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사업자는 양질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개인이 생산해서 제공한 콘텐츠는 눈송이 하나에 불과하겠지만 플랫폼 사업자는 데이터를 굴려서 거대한 눈사람을 만들어 내고, 또 이를 가공해 맞춤형 데이터 형태로 노출시킴으로써 많은 수익을 얻는 확실한 사업 모델을 구축한다.

이용자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익을 올리는 인터넷 기업은 이용자와 그들이 생산하는 콘텐츠 없이 존재할 수가 없다. 개인이 생산하는 데이터의 가치를 경제성으로 합당하게 대우할 수 있는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

김진욱 변호사(법무법인 주원/한국IT법학연구소) kjuarea@nate.com

 

 

출처 : 전자신문 –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