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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규제 풀어 글로벌 경쟁력 키워야

김진욱 한국IT법학연구소 부소장ㆍ 변호사

입력: 2017-05-18 18:00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특히, 이번 대선 과정에서 여야 대선 후보자 공약의 핵심 의제로 거론된 것이 제4차 산업혁명이다. 이는 종래 대한민국의 주력 산업으로서 역할을 해온 제조업, 자동차 등 전통 산업과 ICT(정보통신기술) 간 융합이 이뤄져, 기존 산업 영역의 혁신과 새로운 가치창출은 물론이고, 나아가 사회, 경제, 삶의 방식 등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유기적인 개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는 ‘ICT(정보통신기술)’과 ‘융합’으로 요약될 수 있는데, ICT 생태계만 보더라도 이제는 콘텐츠(C) – 플랫폼(P) – 네트워크(N) – 디바이스(D)의 경계가 허물어져 CPND 융합 형태로 전개되고 있는 바,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차기 정부의 방송통신 분야는 이러한 ICT 융합을 전체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총괄조직이 요구된다.

이미 ICT 생태계는 CPND 서비스 가운데 어느 한 축이 삐걱거리게 되면, 전체가 영향을 받아 이용자 편익 저하 및 막대한 사회적 비용 유발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유기적인 구조로 바뀐데다, 통신·인터넷으로 미디어를 이용하는 등 방송콘텐츠 이용 패턴이 변화된 상태에서, 단순히 방송 또는 통신 어느 한 분야만을 별도로 전담하는 정부조직으로는 융합된 방송통신 생태계를 규율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도 거대 통신사업자와 미디어기업 간의 인수합병 건이 벌써 여러 차례 진행됨과 동시에, 막대한 자본력과 융합·혁신으로 무장한 글로벌 통신미디어 기업의 국내 방송시장 공략에 무방비로 노출된 반면, 우리 방송 및 디지털 콘텐츠 수출은 중국발 악재까지 맞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국내 미디어, 콘텐츠, 융합을 통해 대내외 리스크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는 대한민국 방송을 위해서, 흩어진 ICT 및 방송 정책을 일원화해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고 정책의 구심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송통신 전담부처의 역할이 중요하다. 실제 ICT 융합 흐름 가운데 이미 전통적인 방송 개념에 포섭되기 어려운 유형의 방송통신 융합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으며, 상당수 이용자들은 인터넷 및 통신서비스를 통해 방송, 디지털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결과, 데이터 요금제 중심의 가계통신비 부담으로 직결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방송이 통신요금에 영향을 주는 시대를 맞아, 차기 정부로서는 통신서비스 이용대가와 관련된 문제, 즉 현재의 데이터 중심의 가계통신비 개념에서 방송 및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유통 수익·비용을 어떤 방식으로 취급할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설정함으로써, 지속가능한 CPND 융합 서비스가 이용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이제는 ICT 생태계가 새로운 서비스 출현을 비롯해, 창업, 신성장 동력 발굴과 국가경쟁력의 원천으로서, 특정 경제 분야를 뛰어넘어 국가의 모든 부문에 연관되는 기반이기에,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은 필수다. 특히 방송분야는 어렵사리 주파수 배분을 거쳐 지상파 초고화질 방송(UHD)을 앞둔 시점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디지털 콘텐츠 및 광고 등 영역에서의 융합혁신 서비스 출시를 위한 재원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에 차기 정부가 법제도적으로 규제 완화 및 방송사업자의 재원 확보 지원방안을 과감하게 제시함으로써, 우리 방송도 4차 산업혁명의 배에 태워야 하고, 이를 통해 침체된 국내 방송 산업의 부흥과 재도약을 이끌어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탄생을 견인해야 한다. 이를테면 방송분야 소유겸영 규제 대폭 완화를 비롯해, 방송통신 융합광고인 크로스미디어랩 도입 및 방송·디지털 콘텐츠 등 영상저작물의 적정한 이용기준 마련 등 모든 재원 마련 방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할 것이다. 물론 거짓뉴스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주적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등 국민적 합의가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는 합의제 독립 기구의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겠다.

토목, 건설, 자동차, 조선업 등 수십 여 년 간 대한민국 경제를 이끈 주력 산업이 위기를 맞은 현재, 4차 산업혁명을 기화로 이제는 ICT와 융합한 디지털 미디어 경제가 국내 여타 산업의 수출 첨병 역할과 함께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혁신을 주도하길 기대해본다.

대한민국이 그간 축적해 온 문화콘텐츠, 그 중에서도 전 세계 한류를 이끌어온 방송콘텐츠 역량과 ICT가 융합해 시너지를 낸다면, 디지털 미디어 경제가 융합혁신의 통로가 되어 대내외 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출처 : 디지털 타임즈 –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