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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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공공기관 법률자문 사례 ㉖] 입찰기준(내용)을 오인한 낙찰자에게 입찰 무효 통보를 한 데 대한 법적 책임 여부2017-12-2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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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it-is-law/220966295399

 

지난 공공기관 법률자문 사례 1편 포스팅을 통해, 계약기간의 묵시적 갱신과 관련된 자문 사례를 소개해드렸었죠.
 
당시 기관은 한 협력업체와 맺은 납품계약 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재계약 없이 이전과 동일하게 계속 납품을 받아오던 중 납품업체를 재선정하라는 내부 지시에 따라 업체 교체를 검토하게 되었으나, 만약 묵시적 계약 갱신이 인정되는 상황이라면 계약기간을 어긴 일방적 해지가 될 수 있어 관련 법률 검토를 요청해오셨는데요.

 

임대차의 묵시적 갱신 경우와는 달리, 본 사안의 경우는 1년마다 별도로 구매계약 체결을 하되 거래 실적이 양호한 경우에는 계약기간을 다시 1년씩 연장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특히 두 당사자 간 계약 내용 가운데 묵시적 갱신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 계약이 당연히 자동 연장된다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통상적으로 계약 당사자 간의 권리 행사는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이 적용되는 바, 해당 기관이 아무런 이의 제기 없이 납품을 받아왔다면 납품업체의 계약 연장에 관한 신뢰는 보호되어야 하므로 이제 와서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종전 계약 기간이 연장되지 않았음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 흔히 말하는 갑질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할 우려가 있었는데요.

 

따라서 명백한 사유가 없는 일방적 계약 해지는 불가하되, 납품업체 또한 계약당사자로서 신의성실을 다해 제반 협력사항을 이행할 의무가 있으며 계약서상으로도 납품업체에 대한 업무검사 결과 중요한 계약 위반 사항이 있을 때에는 해당 기관이 연장된 계약을 중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약정해지권이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에, 중대한 계약 위반 사항이 있는 경우에 한해 적법·유효한 계약해지권을 행사함으로써 계약 기간 내 납품업체를 교체할 수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던 사례였습니다.

 

 

이처럼 계약과 관련된 분쟁에서는 민법 등 법령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는 물론 계약서 내용에 대한 법리적 검토까지 동반되어야 하므로, 변호사 자문을 통해 혹시 있을지 모를 분쟁을 예방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전 사회적으로 갑질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맺은 계약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다면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게 됨은 물론 감사원 감사에서 문제를 제기당할 가능성이 큰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자문사례 또한 위 사례와 유사한 계약 관련 사안으로, 입찰 무효 통보를 받은 낙찰업체가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며 민원을 제기한 데 대해 법적 검토를 요청해 오신 사안이었습니다.

 

 

해당 기관은 계약 입찰공고를 진행하던 중, 최초 공고 시 관련자료 하나가 제외됐다는 문제점을 발견하여 첫 공고를 내린 뒤, 바로 당일 제외된 자료를 포함한 재공고를 실시하였습니다.

 

이후 입찰에서 최저가를 투찰한 한 업체가 낙찰되며 순조로이 계약이 진행되는 듯 했지만, 문제는 해당 업체가 공고와 상이한 입찰 기준으로 투찰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시작되었는데요.

 

결국 기관은 산출금액이 상이하다는 이유로 입찰 무효를 통보했지만, 해당 업체는 입찰 전 기관 담당자에게 구두로 입찰 기준에 대한 확인을 거쳤다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본 사안에 대해 저는, 최초 공고 시 일부 내용이 누락된 뒤 재공고를 거치며 해당 업체가 입찰 기준을 오인하게 되었으므로 기관 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나, 최초 공고와 재공고 모두 입찰조건이 같았다는 것은 입찰공고문에 명시된 내용 및 다른 업체들이 모두 정확한 기준에 맞춰 입찰한 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바, 홀로 입찰 기준을 달리 이해하여 참가한 해당 업체에 대해 입찰 무효 통보를 하더라도 기관에 책임을 돌릴만한 귀책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개진하였습니다.

 

공공기관이 당사자가 되는 이른바 공공계약은 사경제 주체로서 상대방과 대등한 위치에서 체결하는 사법상의 계약으로 그 본질적인 내용은 사인 간의 계약과 다를 바가 없으므로, 그에 관해 법령에 특별히 정해져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 등 사법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계약 체결에 있어 당사자 간 주고받은 서류에 기재된 내용이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언대로의 의사표시 내용이 인정되며, 그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내심의 의사 여하에 관계없이 그 문언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에 맞는 논리와 경험칙, 일반 거래 통념에 따라 계약의 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하는데요.

 

아울러 통상적으로 계약 당사자 간 권리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 금지 원칙의 지배를 받게 되는 바,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의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해서는 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권리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제공하였다거나 상대방이 신뢰할 만한 객관적 사정이 있어야 하며 이러한 상대방의 신뢰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본 사안의 경우도 만약 기관이 해당 업체로부터 공식적인 입찰기준에 관한 열람 및 설명 요청을 받은 뒤 공식적 입장을 표명한 사실이 존재하고, 이러한 내용이 문서 등 공신력 있는 절차 및 방법을 통하여 대외적으로 분명히 표명된 사정이 있다면, 이에 대한 신뢰에 기반한 입찰 참가는 법적으로 보호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입찰 관련 내용 및 서류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결과, 최고 공고한 입찰공고문과 재공고문 모두 같은 기준, 즉 해당 업체가 주장하는 기준이 아닌 기관 측에서 주장하는 원래 기준을 명시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요. 게다가 누락 사항에 대한 보완 조치가 최초 공고 당일에 곧바로 이뤄짐으로써, 입찰 참가를 희망하는 업체로서는 입찰 공고일시로부터 입찰서를 제출하기까지 정확한 입찰 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현장 방문을 통한 입찰 참가등록 당시 입찰기준에 관한 확인 및 재점검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체는 그에 대해 어떠한 객관적 문의 및 확인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입찰공고문 내용 중 금액 산출기준이 구분되어 기재되어 있었던 바, 입찰 참가 시 이에 관한 명확한 구분을 통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었으며, 이와 유사한 입찰기준에 관한 해석 및 관행에 비추어 보더라도 공고문을 열람하거나 동종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만한 중요사항으로 보였는데요.

 

입찰 조건에 있어 최초 공고 및 재공고 모두 같은 기준이 명시되어 있었고 이러한 기준에는 어떠한 변동사항이 없었으므로, 객관적으로 볼 때에도 사안의 입찰 기준에 대한 이해를 달리할 이유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할 때, 본 사안에 있어 해당 업체가 입찰 기준을 오인하고 그러한 점을 신뢰할 만한 객관적 사정이 없어 그 신뢰를 보호하기 어렵고, 따라서 기관에 책임을 돌릴만한 귀책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개진했던 사례였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 계약과 관련된 분쟁에서는 민법 등 법령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는 물론 계약서 내용에 대한 법리적 검토까지 동반되어야 하므로 변호사 자문을 통해 혹시 있을지 모를 분쟁을 예방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공공기관은 계약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경우 갑질 논란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감사원 감사에서 문제를 제기당할 가능성이 크므로 사전에 변호사 자문을 거쳐 진행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