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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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상속) 이미 작성된 유언장, 고치거나 없애고 싶다면?(유언의 변경·철회)2017-05-3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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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을 영어로 ‘will'이라고 합니다. 미래나 의지를 나타내는 단어죠. 즉 유언이란, 죽은 이후에도 무언가가 자신의 의지대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어떤 유언을 남겼든 그 의지를 이행하는 것은 남은 사람의 몫입니다. 유지를 받드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행하지 않거나 자신의 이익만을 탐하는 사람도 있을 테죠. 만약 강제성이 없다면 유언은 그저 ‘남겨진 말’ 정도일 것입니다.

그래서 법은 유언의 방식을 정해두고, 그 방식에 적합하게 이루어진 유언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효력이 발생한 유언은 강제성을 갖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법적으로 다룰 만한 일이 아니라거나 타인의 삶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내용을 유언으로 남긴다면 무조건 따라야 할 이유는 없겠죠. 예를 들어, “내 딸이 누군가와 결혼하지 말 것”이라는 유언이 강제성을 갖게 된다면 그것은 잘못된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법은 유언의 방식 외에 ‘유언의 내용’에 대해서도 엄격히 정하고, 그 외의 내용에 대해서는 법적인 효력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 유언을 할 수 있는 내용 >

(1) 유증(민법 제1074조)

유언에 의해 재산을 무상으로 증여하는 것입니다. (유증과 상속은 엄밀히 따지면 다른 개념이지만, 보통 유증은 상속순위에 있는 가족에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유증을 '유언에 의한 상속‘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사후에 아들에게 부동산 A를 준다.”, “사후에 아내에게 5,000만원의 은행예금채권을 준다.”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다만, 유증에는 조건이나 부담(예: “내 사후에 남은 가족을 부양하면 B부동산을 주겠다.”)이 있는 경우도 있고, 상속재산과 채무를 함께 물려받는 경우에는 채무금액이 더 큰 경우도 있기 때문에, 유증을 받는 사람(수증자)는 유언자의 사망 후(상속 개시 후)에 언제든지 유증을 승인하거나 포기할 수 있습니다.

(2) 인지(민법 제859조)

친아버지나 친어머니는 혼인관계 외에서 낳은 자식을 친자녀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인지’라고 하는데요. 인지는 살아있을 때에도 할 수 있지만(생전인지), 가정불화나 사회적 평가를 염려한다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민법은 유언을 통해서도 인지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유언인지). 유언인지는 유언집행자가 이를 신고하여야 합니다.

(3) 상속재산 분할방법의 지정과 분할금지(민법 제1012조)

상속재산을 분할하는 방법엔 세 가지가 있습니다. 공동상속인들의 협의에 의한 ‘협의분할’과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가정법원의 판결에 의한 ‘심판분할’이 있으며, 그 이전에 유언으로 상속인을 지정해서 분할하는 ‘지정분할’이 있습니다. 
즉 유언자는 자신의 의지대로 재산을 분할하여 나누어줄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부동산처럼 분할하면 그 가치가 현격히 떨어지는 재산의 경우에는 분할을 금지하는 내용의 유언을 남길 수 있습니다.

분할방법은 직접 정하거나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있고, 상속이 개시되는 날로부터 5년을 초과하지 않는 기간 내에서 상속재산의 분할을 금지할 수 있습니다. 

(4) 유언집행자의 결정(민법 제1093조)

상속에 관한 다툼이 있는 상황에서 상속인이 유언집행자가 된다면 유언이 바르게 집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대비하여 민법은 유언자가 유언집행자를 직접 지정하여 유언이 바르게 집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3자에게 지정을 위탁할 수 있습니다.

(5) 재단법인 설립행위 (민법 제47조)

고액자산가가 유언으로 전 재산을 기부하거나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재단법인을 만들었다는 뉴스를 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재산의 분배는 상속인에게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상속인이 없거나 유언자의 특별한 의지가 있는 경우를 대비해서 재단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6) 후견인의 지정(민법 제931조)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부모가 사망한다면 어린 자녀들이 클 때까지 돌봐줄 사람이 꼭 필요할 것입니다. 미성년후견제도가 있다고 해도 누가 후견인이 되느냐에 따라 재산의 관리나 자녀들의 성장환경에 악영향이 있을 수 있겠죠. 
이를 대비해 부모는 유언으로 미성년자인 자식의 후견인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률행위의 대리권과 재산관리권이 없는 친권자는 할 수 없습니다.

(7) 친생부인(민법 제850조)

요즈음 유전자검사를 통한 친자확인이 늘고 있다고 하죠. 친자녀가 아니라는 의심이 들 경우에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인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가정불화나 사회적 체면 때문에 생전에는 소를 제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민법은 유언으로도 친자녀임을 부인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유언집행자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8) 신탁의 설정(신탁법 제2조)

유언으로 일정한 재산권을 이전하면서 일정한 목적을 위해서만 관리·처분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신탁이 대중화되어 있는 미국의 경우, 가수 故 휘트니 휴스턴이 딸을 낳기 전 유언신탁을 통해 ‘자녀가 재산 관리 능력이 있을 때까지 신탁으로 유산을 관리하다가 재산을 물려주라’고 계약을 했고, 이에 따라 상속 재산은 나이에 따라 3차례로 나눠 지급되도록 한 예가 있습니다.

(9) 그 외의 사항

앞선 8가지 사항 외에는 유언을 하더라도 법적인 효력은 없습니다.

즉 간략히 정리하자면, 1)재산의 처분( ⓵유증, ⓶상속재산 분할방법 지정 및 분할금지, ⓷유언집행자 결정, ⓸재단법인 설립행위, ⓹신탁의 설정)이나 2)친자관계(⓺인지, ⓻친생부인, ⓼후견인 지정)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만 법적효력이 있는 유언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관련조항


민법 제1074조(유증의 승인, 포기)


① 유증을 받을 자는 유언자의 사망후에 언제든지 유증을 승인 또는 포기할 수 있다.

② 전항의 승인이나 포기는 유언자의 사망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

민법 제859조(인지의 효력발생)


① 인지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신고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② 인지는 유언으로도 이를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유언집행자가 이를 신고하여야 한다.

민법 제1012조(유언에 의한 분할방법의 지정, 분할금지)


피상속인은 유언으로 상속재산의 분할방법을 정하거나 이를 정할 것을 제삼자에게 위탁할 수 있고 상속개시의 날로부터 5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기간내의 그 분할을 금지할 수 있다.

민법 제931조(유언에 의한 미성년후견인의 지정 등)


① 미성년자에게 친권을 행사하는 부모는 유언으로 미성년후견인을 지정할 수 있다. 다만, 법률행위의 대리권과 재산관리권이 없는 친권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850조(유언에 의한 친생부인)


부(夫) 또는 처(妻)가 유언으로 부인의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유언집행자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