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범죄(뺑소니, 음주, 무면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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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교차로 사망사고 - 유족과의 합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 선고2017-06-01 15: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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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1.kr/articles/?2820992


유족과의 합의를 도와주겠다며 교통사고 가해자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사람이 사기죄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사건이 있었는데요. 
그는 변호사 선임비, 성공보수, 합의금 등을 빌미로 수차례에 걸쳐 돈을 받았다고 합니다.


비단 교통사고뿐만 아니라 여타 형사사건에서도 이런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보곤 합니다. 
구속될 위기에 놓인 일반인에게 전문가 행세를 하며 접근한 후 돈을 갈취하는 전형적인 방식인데요.


물론 일반인이 갑자기 일어난 사건·사고에 냉철히 대응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만약 가해자로 구속될만한 상황이라면 더더욱 어려울 텐데요. 


그럴 때일수록 직접 변호사를 선임하여 수사, 재판, 합의 등 모든 사건 처리를 위임하는 것이, 제대로 된 법률적 대응을 위한 첫 번째 단계일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형법은 ‘고의’를 처벌의 요건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괴죄는 고의로 물건을 부수는 것을 말하는데요. 
만약 고의 없이 실수로 물건을 부순다면,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은 발생해도 형사상 책임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간단히 말해, ‘과실손괴죄’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 것이죠.


그러나 고의가 없다고 해도 피해의 정도가 크다면 형사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과실치사죄’인데요. 
형법 제267조(과실치사)는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실수라고 하더라도 사람을 죽게 만든 결과에 대해 형사상 책임이 발생하는 것인데요. 
다만 사망이라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과, 부주의에 대한 책임이 존재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운전 중 사망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는 ‘업무상과실치사죄’로서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됩니다.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는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업무’란 사람의 생명 및 신체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 예로서, 의사의 수술을 들 수 있는데요. 그 위험성만큼 특별한 주의의무가 요구됩니다.


더불어 직업적인 업무는 아닐지라도, 자동차운전 또한 사람의 신체를 해할 가능성이 높은 행위로서 ‘업무’로 취급되는데요.


따라서 운전에 필요한 주의의무를 지키지 못하고 사망사고를 일으킨다면, 그 책임이 가중되어 업무상과실치사죄로서 더 무겁게 처벌되는 것이죠. 
또한 사망사고는 일반적인 사고와 달리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해도 처벌됩니다. 


다만 유가족과 형사합의가 이뤄졌을 때에는, 양형기준상 실형보다는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따라서 사망사고에서는 합의가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제가 변호했던 사망사고는 형사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건이었습니다. 의뢰인은 평범한 40대 남성이자 가장이었는데요. 
교통사고 상대방이 치료 도중 사망하는 바람에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기소된 상황이었죠.


저를 찾아오신 이유는, 유족 측에서 너무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통상적인 금액에 비해 터무니없는 액수를 요구하는 상황이었는데요. 
의뢰인 대신 수차례 합의를 시도했지만 그냥 법대로 하자며 으름장을 놓으시더군요.


결국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형이 선고될 우려가 큰 상황이었는데요.


따라서 부득이하게 형사합의 없이 집행유예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변호의 방향을 정했습니다.


우선 의뢰인이 운전자의 주의의무를 충실히 지켰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운전경력이 25년이지만 교통사고를 낸 전력이 없을뿐더러, 
대낮이었던 사고 당시 눈에 띄기 쉬운 푸른 색 차량을 의뢰인이 실수로 보지 못했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주장한 것이죠.


이어 사고의 주된 원인이 피해자의 무모한 교차로 진입이었음을 주장했습니다. 의뢰인은 교차로 점멸신호를 준수하며 속도를 크게 늦췄지만, 
반대쪽 직진 차선에서 깜빡이도 켜지 않고 급히 좌회전하는 차량까지 피하기는 역부족인 상황이었음을 주장한 것인데요.
사고 직후 피해자 차량의 깜빡이가 켜져 있지 않았다는 견인차량 운전자의 진술이 도움이 됐죠.


이처럼 의뢰인의 과실이 매우 적다는 점을 주장하는 동시에, 일체의 범죄전과가 없다는 점과 가족의 생계를 홀로 책임지고 있다는 점을 토대로 선처를 호소했는데요.


결국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뢰인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수감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교통사망사고는 현실적으로 합의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유족의 지나친 요구로 인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실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은데요. 


제가 변호했던 사건처럼 합의 없이 과실 여부 주장만으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여지가 있으므로, 
변호사의 전문적인 대처를 통해 실형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면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