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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집행유예] 전치 16주의 중한 상해, 실형 선고 위험에서 벗어난 사건2017-05-30 16: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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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폭행, 상해 등 폭력범죄를 저지른 경우, 피해자와 합의만 잘 이뤄진다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다만 이미 폭력범죄로 인한 집행유예기간에 있다면 실형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며,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면 이 또한 가중요소로서 작용되므로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요.


또한 폭력전과가 전혀 없는 경우에도, 상해의 정도나 후유증이 매우 심하다면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http://www.lawissu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61116114838013933601_12


작년에 한 20대 청년이 술값 문제로 다투던 직장동료에게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폭력전과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합의만 이뤄졌다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었죠.


그러나 재판부는 이 청년에게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데다, 비교적 중한 상해를 입혔고 후유증을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주된 판결이유였는데요. 


비록 처벌받아 마땅한 죄를 지었다고는 하나, 앞길이 창창한 20대 청년이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해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되었다고 하니 참 안타깝더군요.




 


제가 변호를 맡았던 상해사건도 위 경우처럼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친척(이하 피해자)을 밀어 넘어뜨려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요. 검찰 기소내용상 무려 전치 16주의 상해사건이었기 때문에 큰 처벌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의뢰인은 폭행으로 인한 벌금형을 선고받은 동종전과가 있어, 가중사유로 작용될 우려마저 있었죠.


더 큰 문제는 피해자가 5,000만원이 넘는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치료비 및 위로금 명목으로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지급한 의뢰인에게는 경제적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는데요. 의뢰인의 진심어린 사죄와 일가친척들의 화해 권유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처음 요구한 금액에서 단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합의는 불가능했습니다. 


의뢰인이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한 사실을 인정했고 그로 인해 발생한 상해인 만큼, 그에 응당한 처벌을 받는 건 어쩔 수 없었는데요. 


그러나 기소내용처럼 의뢰인이 피해자에게 수술이 필요한 전치 16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인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폭행 당시 의뢰인이 피해자를 넘어뜨렸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어깨를 다친 것은 사실이지만, 이후 피해자가 받은 어깨 회전근 수술이 폭행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엔 의문이 들었는데요.


폭행 다음 날 피해자의 진료기록에도 관절 염좌로 기재되어 있고, 피해자가 수술을 받은 날짜도 폭행 후 4개월이나 지난 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폭행으로 인한 상해의 정도가 염좌, 즉 어깨를 삔 것에 그친 것이라면 처벌수위가 훨씬 줄어들 수 있었으므로, 상해와 수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 재판의 핵심사안 이었는데요.


먼저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진단서상, 발병일과 진단일이 미상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피해자가 폭행 직후부터 수차례 진료를 받는 동안 수술부위가 손상됐다는 진단이 나오지는 않았는데요. 비록 개연성이 있을 수는 있으나, 언제 어떻게 수술부위가 손상된 것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는 점을 주장한 것이죠.


또한 폭행 이전에 피해자가 반대 측 어깨(오른쪽)에 동일한 수술을 받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피해자는 이미 정기적인 통증치료를 받아왔고 상태가 심해져 결국 수술을 받아야 했는데요. 즉, 피해자가 폭행당한 후 받은 어깨수술(왼쪽)은 의뢰인의 폭행 때문이 아니라 평소 앓고 있던 퇴행성 질환 때문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는 점을 주장한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만약 폭행이 수술의 원인이라고 해도 치료일수가 지나치게 높게 산정되었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피해자가 받은 수술은 약 4주간의 치료 후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의 소견이었는데요. 만약 피해자가 즉시 정밀검진을 받는 등 신속히 대처했다면 치료일수는 약 4주에 준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수술까지 16주라는 시간이 소요된 것을 상해의 결과라고 보기엔 어렵다는 점을 주장한 것입니다.


몇 차례 재판을 연기하며 마지막까지 합의를 시도했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소정의 합의금을 공탁한 후 선고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데요.


결국 이러한 주장들을 받아들인 재판부는, 폭행과 수술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의뢰인이 피해자에게 입힌 상해의 정도를 전치 16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하였습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듯 상해의 정도가 심하고 합의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초범이라고 해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신속한 변호사 선임 및 조력을 통해 실형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면하시길 바랍니다.




<관련 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