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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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스타트업·벤처기업 소송⑤) 영업비밀을 알고 있는 사원이 경쟁업체로 이직한다면?(전직금지약정위반)2017-05-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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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리니지, 아이온 등 유명 게임을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에서 개발팀 직원들이 경쟁회사로 전직(이직)한 일이 있었죠. 
엔씨소프트는 직원들과 경쟁회사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었는데요. 대법원 판결 끝에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이 인정된 사건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충분한 돈이 있어도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회사의 잠재적 재산인 영업비밀을 다루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회사에서 사라진다면 사업 진행에 큰 차질을 빚을뿐더러, 
경쟁업체로 전직하는 것은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는 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요즘에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벤쳐기업, 스타트업에서도 핵심인력 유출로 인한 소송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IT분야, 스타트업은 소규모의 인원들이 한 분야에 매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인력 유출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큰 문제일 텐데요.


근로자에게는 ‘경업금지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근로자가 사용자와 경합(경쟁)하는 업무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를 말하는 것으로서, 
특히 퇴직 후 경업을 금지하는 약정을 ‘전직금지약정’이라고 부릅니다. 


많은 회사들이 별도의 ‘전직금지약정’을 통해 인력 유출을 예방하고 있는데요.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약정으로 인해 일을 할 수 없다면 경제적으로 어려워질 것이고 근로자 개인의 자유가 침해당할 여지도 있을 것입니다.



 


최근 상담했던 의뢰인은 IT업계 종사자로서, 동종업계로 전직한 후 ‘전직금지약정’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해야 할 위기에 있었는데요. 
약정서 내용을 검토한 결과 기한이 없는 전직금지는 일방 당사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불공정계약으로서 무효임을 주장할 여지가 충분한 사건이었습니다. 
다만 업계 특성상 영업비밀 침해 등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가능성도 존재했기 때문에 전직 후 업무의 제한을 통해 합의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기한이 없는 전직금지약정은 흔히 말하는 노예계약으로서, 사회질서에 반하므로 무효입니다. 그렇다면 약정의 유효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중요한데요.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전직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⓵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⓶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⓷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⓸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⓹근로자의 퇴직 경위, ⓺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제한 기간입니다.


대법원 판례는 “여러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약정한 경업금지기간이 과도하게 장기라고 인정될 때에는 적당한 범위로 경업금지기간을 제한할 수 있다.”고 판시하며 
그 기간을 1년으로 제한한 바 있습니다. 이 외에도 판례에 따라서 2년 혹은 3년이 인정된 사례도 있는데요,


결국 무기한이거나 과도하게 긴 전직금지는 인정되지 않지만, 1년 이내의 전직금지약정은 인정될 가능성이 높으며, 
제반 사정을 고려한다면 2년이나 3년의 전직금지기간이 인정될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그 대가로서 합리적인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퇴직시 위로금이나 몇 달치 급여를 지급하거나, 재직 중 관련수당을 제공하는 등의 형태가 있을 것입니다.


전직자가 유효한 전직금지약정을 위반한 것이 인정된다면 그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영업비밀이 침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전직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정한 이익을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이라면 형사고소가 가능합니다. 이 경우에는 합의를 통해서 손해를 배상받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스타트업같은 소규모의 사업체는 구성원 간에 계약을 맺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경업금지·전직금지약정이 없다면 추후 복잡한 법적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법이 정한 기준과 상호간의 충분한 합의를 통해 미리 약정을 해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 관련 판례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마1303 판결

경업금지약정은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자의 권리 등을 제한하는 의미가 있으므로, 근로자가 사용자와의 약정에 의하여 경업금지기간을 정한 경우에도,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퇴직 경위, 근로자에 대한 대상(대상) 제공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약정한 경업금지기간이 과도하게 장기라고 인정될 때에는 적당한 범위로 경업금지기간을 제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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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정에 따른 피신청인들에 대한 경업금지기간은 피신청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생존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하여 이를 각각 퇴직 후 1년간으로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였다.





 


관련 조항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0조(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금지청구권 등)


① 영업비밀의 보유자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하여 그 행위에 의하여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에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영업비밀 보유자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8조(벌칙)


②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벌금형에 처하는 경우 위반행위로 인한 재산상 이득액의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5천만원을 초과하면 그 재산상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