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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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상속) 혼외자, 친자녀와 똑같이 상속받을 수 있는지?2017-05-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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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에 있는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은 1464년 조선의 왕 세조가 가마를 타고 지날 때 편히 지날 수 있도록 스스로 가지를 들어 올려 정이품(正二品)의 벼슬을 하사받았다는 설화의 주인공인데요. 2015년 봄, 정이품송의 친자확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국립과천과학관에 있는 정이품송 후계목이었는데요. 정이품송의 꽃가루를 정이품송의 부인 나무로 불리는 정부인송(천연기념물 352호) 암꽃에 수분시켜 얻은 자녀 나무 150본 중 하나였습니다. 2014년 식목일에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 심은 소나무도 동일한 자녀 나무로 알려져 있죠.

검사 결과 유전자(DNA)가 1억분의 1의 확률로 일치함으로써 정이품송의 친자임이 밝혀졌는데요. 의외로 유서 깊은 나무의 ‘대’를 잇기 위한 유전자 검사 의뢰는 심심찮게 있다고 합니다.

나무도 이럴 진대 사람은 오죽할까요.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 대해 복수를 꿈꾸는 아들이나 가난하지만 씩씩하게 살아가던 여자가 알고 보니 재벌의 후손이라는 스토리, 그리고 상속과 후계를 놓고 벌이는 싸움,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죠.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도 친자 확인 DNA 검사는 한 해 5,000건이 넘는 친자 확인소송의 증거로 쓰이고 있습니다.

친자 확인의 목적은 양육비 지급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상속’입니다.

민법상 직계비속(자녀)은 1순위의 상속인입니다. 즉, 직계비속임을 인정받는다면 동일한 1순위의 상속인이 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혼인 외의 자녀라고 해서 친자임을 인정받지 못하고 상속에서도 제외된다면 억울한 일이겠죠.

오늘은 이런 경우, 친자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인지’와, 그로 인해 얻게 되는 권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인지 >



1. 인지란?
혼인 외 자녀(이하 혼외자)를 그 친아버지 또는 친어머니가 자신의 자녀라고 인정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보통 모자관계는 (아이를 버리지 않는 이상) 출산이라는 자연적인 사실에 의해 특별한 절차 없이도 당연히 친자관계가 성립합니다. 
하지만 부자관계는 혼인 중 친자 추정(민법 제844조 제1항)이 아닌 이상 아버지의 ‘인지’가 있어야만 성립합니다.
만약 인지를 받지 못한다면 법률상 부자관계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친권자 지정·양육비·부양의 의무를 주장할 수 없고 당연히 상속에서도 제외됩니다.

2. 인지의 종류

1) 혼외자에 대해 아버지 스스로 친자관계를 인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신고’함으로써 효력이 생깁니다.

2) 인지를 받지 못했다면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받은 판결에 의해 친자관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민법 제863조) ‘인지청구의 소’는 자녀와 그 직계비속(손자녀)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아버지를 상대로 제기할 수 있습니다.

3. 인지의 효과

인지를 받은 혼외자는 출생 시에 소급하여(돌아가서) 아버지와 법률상 친자관계를 갖게 됩니다.

1) 친권 및 양육 : 인지가 있었다고 해도 혼인 중의 출생자가 아닌 혼인 외의 출생자이므로 아버지와 생모는 협의에 의해 친권자를 결정하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친권자를 결정하게 됩니다. 또한 출생 시에 소급하여 부양의 권리의무가 생기므로 혼외자를 부양한 사람은 그가 부담했던 과거의 부양료를 인지자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상속 : 인지에 의해 법적인 친자관계가 생겼으므로 아버지의 혼인 중 출생자들과 동등하게 상속권이 인정됩니다. 즉, 직계비속이 됨으로써 민법이 정한 1순위의 상속인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평하게 상속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이루어진 상속에 대해서는 민법 제1014조에 의해 상속회복청구권을 행사하여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의 지급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침해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하여야 합니다.




종합하자면, 혼인 외의 출생자는 아버지로부터 인지를 받기 전에는 법률상 친자관계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만약 아버지가 인지를 해주지 않는다면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받은 판결에 의해 친자관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인지를 받은 혼외자는 출생 시로 소급하여(돌아가서) 아버지와 법률상 친자관계를 갖게 되며, 아버지의 혼인 중 출생자들과 동등한 상속권자가 됩니다.




※ 관련 판례

대법원 1993. 3. 12. 선고 92다48512 판결

혼인 외의 출생자가 부의 사망 후 인지의 소에 의하여 친생자로 인지받은 경우 피인지자보다 후순위 상속인인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는 피인지자의 출현으로 자신이 취득한 상속권을 소급하여 잃게 되는지 여부(적극)

민법 제860조는 인지의 소급효는 제3자가 이미 취득한 권리에 의하여 제한받는다는 취지를 규정하면서 민법 제1014조는 상속개시 후의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는 그 상속분에 상응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여 제860조 소정의 제3자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혼인 외의 출생자가 부의 사망 후에 인지의 소에 의하여 친생자로 인지받은 경우 피인지자보다 후순위 상속인인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또는 형제자매 등은 피인지자의 출현과 함께 자신이 취득한 상속권을 소급하여 잃게 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것이 민법 제860조 단서의 규정에 따라 인지의 소급효 제한에 의하여 보호받게 되는 제3자의 기득권에 포함된다고는 볼 수 없다.



 


관련조항


민법 제855조(인지)


① 혼인외의 출생자는 그 생부나 생모가 이를 인지할 수 있다. 부모의 혼인이 무효인 때에는 출생자는 혼인외의 출생자로 본다.

민법 제860조(인지의 소급효)


인지는 그 자의 출생시에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 그러나 제삼자의 취득한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

민법 제863조(인지청구의 소)


자와 그 직계비속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부 또는 모를 상대로 하여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민법 제999조(상속회복청구권)


① 상속권이 참칭상속권자로 인하여 침해된 때에는 상속권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상속회복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②제1항의 상속회복청구권은 그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소멸된다.

민법 제1014조(분할후의 피인지자 등의 청구권)


상속개시후의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가 상속재산의 분할을 청구할 경우에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분할 기타 처분을 한 때에는 그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