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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가상화폐 손실의 부작용, 배우자 몰래 한 가상화폐 거래는 이혼사유가 될 수 있다?2018-01-2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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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손실의 부작용, 배우자 몰래 한 가상화폐 거래는 이혼사유가 될 수 있다?

 

 

https://blog.naver.com/it-is-law/221138668124

 

https://blog.naver.com/it-is-law/221139083592

 

https://blog.naver.com/it-is-law/221142373213

 

https://blog.naver.com/it-is-law/221144396744

 

작년 11월 네 차례 포스팅을 통해, 가상화폐와 관련된 법률 이슈를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이후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사이, 비트코인은 물론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여러 가상화폐들까지 순식간에 폭등하면서 대한민국 전체가 투자 광풍에 휩싸였었는데요.

 

끝도 없이 오를 것 같던 가상화폐들이 주춤하며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선 현재, 시쳇말로 물리신분들이 참 많은 듯 합니다. 제 주변만 해도 여윳돈을 몽땅 털어넣거나 적금을 깨서라도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분들이 꽤 계시더군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32&aid=0002837914

 

요즘 법조계에서는 가상화폐의 법적 성격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 예로 형사분야의 경우, 가상화폐를 범죄수익으로 보아 몰수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음란물 사이트 ‘AVSNOOP’ 운영자가 검거되면서 수천만원의 현금과 외제차, 그리고 당시 시세로 5억원에 달하던 비트코인이 압수되었는데, 검찰은 피의자가 결제대금으로 받아온 비트코인 또한 범죄수익이라며 몰수를 구형했지만, 법원은 객관적 기준가치를 상정할 수 없는 216비트코인 중 범죄수익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특정하기 어렵고, 비트코인은 현금과는 달리 물리적 실체 없이 전자화된 파일 형태로 돼 있어 몰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비트코인에 대한 몰수 구형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미국에선 이미 비트코인을 몰수하도록 한 연방법원 판결이 나온 바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9268703

 

한편 민사 분야에서는 가상화폐가 집행 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송에서 이긴 채권자가 실제로 집행을 할 때 채무자에게 남은 재산이 가상화폐뿐이라면, 과연 집행이 가능한지 혹은 어떻게 집행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다시 말해 채무자가 당시 가상화폐 시세에 맞춰 채무를 변제한다 해도, 이것이 법적으로 인정되는 변제인지, 나아가 얼마를 변제한 것으로 판단할 것인지 등의 문제까지 생길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시세에 상관없이, 현금화되지 않은 가상화폐를 갖고 있는 것 자체를 재산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지만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2&aid=0003243042

 

그런가하면 가상화폐는 새로운 이혼사유로도 떠오르고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신 몰래 가상화폐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배우자와의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연이 잇따르고 있으며, 법무법인에도 가상화폐 투자가 이혼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법률상담 문의가 폭주하고 있는데요.

 

반대로 이혼 통보를 받거나 받을 것을 염려하는 투자 당사자들의 고민도 깊습니다. 한 가상화폐 커뮤니티에는 있는 돈, 없는 돈 긁어모아서 가상화폐에 몽땅 넣었다가 40% 가까이 손해 봤다와이프한테 비밀로 투자한 건데 알면 이혼하자고 난리 칠까 봐 겁난다는 글이 올라왔으며 또 다른 작성자는 17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5000만 원 가까이 손해를 본 거래 화면을 캡처해 와이프가 이혼하잰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21&aid=0002340921&sid1=001&lfrom=kakao

 

이혼은 협의상 이혼과 재판상 이혼으로 나뉩니다. 협의상 이혼은 말 그대로 부부의 합의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어떤 사유이든 상관없이 합의와 신고만 이뤄진다면 이혼의 효력이 발생하는데요.

 

반면 재판상 이혼은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배우자에게 위와 같은 귀책사유가 없다면 이혼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배우자 몰래 한 가상화폐 투자가 귀책사유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되겠죠.

 

나아가 귀책사유에 해당한다면, 부부관계가 파탄이 난다고 해도 투자 당사자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대법원이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견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http://www.ajunews.com/view/20171205033715771

 

민법상 부부는 경제공동체입니다. 맞벌이부부는 물론 남편 혼자 돈을 벌고 아내는 가사노동만 한다 하더라도 함께 가정경제를 논의하고 계획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 없이 부부 공동재산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해 큰 손실을 입었다면 이는 위에서 말씀드린 재판상 이혼원인(민법 제840)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하여 충분히 이혼의 귀책사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처럼 가상화폐는 이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특금법)’ 전자금융거래법개정 등을 통한 규제 이슈를 넘어, 일반 국민들의 생활법률에도 영향을 미치는 신 풍속도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형사, 민사, 가사를 넘나드는 가상화폐 관련 소송이 폭증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겠죠.

 



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03&aid=0008412268&date=20180125&type=1&rankingSeq=2&rankingSectionId=101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상화폐 문제와 관련하여 법정화폐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어떻게 합리적으로 규제할지, 가상화폐의 본질이 무엇인지 등을 국무조정실 중심으로 논의 중이고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가상화폐는)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여러 국제 사례를 보고 있다. 양도소득세나 기타소득으로 볼 것이냐 등 성격별 시나리오에 대한 대안 등을 보고 있다.”며 그동안 논의만 되어온 가상화폐 과세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내비쳤는데요.

 

얼마 전 부처 간 상반된 입장을 보임으로써 혼란만 가중되긴 했지만, 어쨌든 정부가 가상화폐를 법적으로 정의하고 과세하는 날은 머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 어쩌면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이 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혼처럼 자신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활법률 상의 리스크까지 감수하는 가상화폐 투자는 신중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현행법 위반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암호)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허용함으로써 자율적으로 시장이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 헌법에 명시된 자유시장경제에도 부합하는 바람직한 정책이 아닐까 합니다.